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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등록 현황으로 본 지역별 ‘펫 인구’ 지도

by 화이트모카아메리카노 2025. 9. 1.

늘어나는 반려동물, 그리고 ‘펫 인구 지도’의 필요성

한국 사회는 이미 ‘반려동물 1,500만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반려동물이 단순한 애완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펫팸족(Pet+Family)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반려동물 등록제입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지역별 분포, 품종별 선호, 시기별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등록 현황을 통해 지역별 펫 인구 분포, 품종과 시기별 변화, 그리고 데이터가 보여주는 사회적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반려동물 등록 현황으로 본 지역별 ‘펫 인구’ 지도
반려동물 등록 현황으로 본 지역별 ‘펫 인구’ 지도

 

 

1.  반려동물 등록제와 데이터의 의미

한국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이미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펫 인구”라는 말을 단순히 체감으로만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확한 현황을 알기 위해 정부가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반려동물 등록제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주관하는 이 제도는 반려견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여 유기·유실 방지를 돕고,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 반려동물 관련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등록 데이터는 단순히 행정 편의를 넘어, 우리 사회의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록 수를 통해 각 지역별 반려동물 보급률을 가늠할 수 있고, 품종별 선호도나 시기별 변화를 통해 사회적 트렌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특정 시점에 소형견 등록이 급격히 증가한다면 이는 주거 환경의 변화, 1인 가구 증가, 혹은 대중매체 영향 등과 맞닿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는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반려동물 놀이터, 공원, 문화 시설을 조성할 때 실제 등록 수치를 기반으로 계획을 세운다면 훨씬 현실적이고 수요에 맞는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단순히 숫자의 집합이 아니라 지역별 펫 인프라 확충, 동물 복지 제도 개선, 반려산업 성장 전략에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인 것입니다.

 

2. 지역별로 드러나는 ‘펫 인구’의 분포

등록 데이터를 통해 지역별 반려동물 현황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 양상이 드러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차이입니다. 서울, 부산, 인천 등 대도시는 절대적인 등록 수가 많지만, 인구 대비 등록 비율로 따졌을 때는 오히려 중소도시나 농촌 지역이 더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주거 형태와 직결됩니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대형견보다는 소형견 위주의 등록이 늘어나지만,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은 여전히 대형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신도시 지역은 최근 몇 년간 푸들, 말티즈, 포메라니안 같은 소형견 품종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충청·전라 일부 지역에서는 진돗개나 리트리버 같은 품종이 꾸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호 차이가 아니라 지역적 생활 양식과 맞닿아 있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로 등록 시기에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4년 전후를 기점으로 수도권은 빠른 속도로 등록률이 올라갔습니다. 반면 일부 농촌 지역은 제도의 홍보 부족과 등록 문화의 미비로 초기 등록률이 낮았고, 최근에서야 점차 제도 정착 단계에 들어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고령화 지역에서의 반려동물 증가’입니다. 전라남도, 경상북도 등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등록 건수가 서서히 증가하는데, 이는 반려동물이 단순한 ‘애완’의 차원을 넘어 노년층의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농촌 고령 사회의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품종별, 시기별로 본 반려동물 문화의 변화

등록 데이터는 품종별 선호도 변화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이기도 합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가장 흔한 반려견은 말티즈와 시추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포메라니안, 푸들, 비숑프리제 등 털 관리가 용이하면서도 외모가 돋보이는 소형견 품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SNS와 반려동물 커뮤니티의 영향, 그리고 “작고 귀여운 반려견”을 선호하는 문화적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반면 리트리버, 시베리안 허스키 등 대형견 품종은 꾸준히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도시에서는 점점 줄어드는 양상이 보입니다. 이는 주거 환경 제약뿐 아니라 산책 공간의 부족, 관리 비용 부담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흥미롭게도 대형견의 등록 수는 도심보다는 교외와 농촌 지역에서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등록 시기별 변화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재택근무 확산과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을 새로 입양하는 가정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등록 데이터 역시 같은 시기에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반려동물 붐”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반려동물 관련 산업—예컨대 펫푸드, 펫보험, 펫케어 서비스—가 크게 성장한 것도 이 시기의 등록 증가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제 등록 데이터는 단순한 행정 관리 차원을 넘어 사회문화적 변화를 기록하는 지표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특정 시기, 특정 품종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그 사회의 트렌드, 생활방식, 경제 상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지역별 반려동물 등록 현황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주거 문화, 인구 구조,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사회적 사건들까지 반영하는 종합적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유실 방지를 위한 제도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펫 인구 지도’라는 이름으로 사회 변화를 읽어내는 데이터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데이터가 더 정교하게 공개되고 분석된다면, 각 지역의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은 더욱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 그리고 책임 있는 반려 문화가 뿌리내리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