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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리셀·공동구매가 떠오르는 이유

by 화이트모카아메리카노 2025. 10. 26.

지속되는 물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점점 더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 합리적 소비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가격 대비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소비 트렌드가 바로 리셀(resell)공동구매(co-buying)입니다.
리셀은 한정판이나 인기 제품을 되파는 시장으로, 단순히 소비가 아닌 ‘투자’의 성격을 띠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동구매는 다수가 함께 구매함으로써 단가를 낮추는 전통적이면서도 새롭게 진화한 절약형 소비 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지만, 공통적으로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 심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리셀과 공동구매의 트렌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고물가 시대, 리셀·공동구매가 떠오르는 이유
고물가 시대, 리셀·공동구매가 떠오르는 이유

 

1. 리셀 시장의 폭발적 성장, ‘소비에서 투자로’

리셀 문화는 한때 스니커즈 마니아나 한정판 굿즈 수집가들의 취미 영역으로만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리셀 시장은 단순한 ‘되팔기’ 수준을 넘어,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발전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니커즈, 명품, 아트토이, 그리고 심지어 콘서트 티켓까지 이어지는 리셀 붐입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은 ‘현명한 소비’이자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해 만족을 얻는 동시에, 추후 더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비 구조는 ‘소유의 즐거움’과 ‘투자의 이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SNS의 발달로 리셀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면서,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판 운동화 발매 일정이나 인기 브랜드 협업 소식은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집니다. 이 과정에서 ‘한정판 = 가치’라는 인식이 강화되며, 구매 자체가 하나의 ‘행위적 자산’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리셀 시장에는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일부 품목의 경우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소비자 간 가격 불균형이 발생하고, 리셀링 봇이나 매점매석으로 인한 시장 왜곡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시대의 소비자는 여전히 리셀 시장을 ‘기회’로 바라봅니다. “물가가 올라도 돈 되는 소비는 계속된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공동구매의 부활, ‘나눔에서 절약으로’

한때 블로그나 카페 중심으로 진행되던 공동구매는 이제 SNS와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과거의 공동구매가 “좋은 제품을 함께 나누자”는 정서적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물가 상승을 함께 이겨내자”는 실질적 절약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공동구매는 소비자에게 가격 협상력을 제공합니다. 혼자서는 할인 혜택을 얻기 어렵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판매자 입장에서 대량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더 큰 혜택을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특히 생활용품, 식료품, 화장품, 가전제품 등 반복 구매가 많은 품목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함께 세제나 커피 캡슐을 구매하면, 개별 단가를 20~30% 이상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합리적 절약이 입소문을 타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 심지어 ‘동네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동구매가 단순히 가격 절감의 목적을 넘어서 ‘소비의 사회적 연결’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익명의 온라인 거래 대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 중심의 구매 문화가 다시 등장한 것이죠. 이는 MZ세대가 추구하는 ‘공동체적 경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즉, 공동구매는 단순한 절약이 아닌, ‘관계 기반 소비’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3. 가성비와 가심비의 공존, 소비의 이중적 심리

고물가 시대라고 해서 소비가 단순히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더 신중하게, 더 전략적으로 소비합니다. ‘싼 게 좋은 게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를 하자’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리셀과 공동구매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성비’와 ‘가심비’의 균형을 이루는 소비 트렌드로 작용합니다.

리셀은 ‘가심비’ 소비에 가깝습니다. 한정판 명품 가방이나 한정판 피규어를 사는 행위는 단순히 필요해서가 아니라, 희소성과 만족감, 자기 표현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비싸더라도 ‘가치 있다고 믿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죠. 반면 공동구매는 ‘가성비’의 상징입니다. 필요한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효율적으로 얻기 위해 집단적 협력을 선택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두 트렌드는 상반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공존합니다. 같은 소비자가 명품 리셀 시장에 참여하면서도, 생필품은 공동구매로 절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현대 소비자의 복합적 가치 기준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즉, 소비자들은 “쓸 땐 쓰고, 아낄 땐 아낀다”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에도 변화를 요구합니다. 브랜드는 이제 단순히 ‘저렴한 제품’이나 ‘프리미엄 이미지’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하이브리드 가치 제안’이 필요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도 한정판 리셀 가치를 의식해 리미티드 에디션 전략을 강화하고, 대형마트나 온라인 플랫폼은 공동구매 전용관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절약 욕구를 자극합니다.

 

✨결론

고물가 시대의 소비자는 단순히 ‘덜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치밀하게 계산하고, 더 똑똑하게 소비하는 사람으로 진화했습니다. 리셀과 공동구매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인 두 축입니다. 전자는 ‘가치를 창출하는 소비’를, 후자는 ‘비용을 절감하는 소비’를 대표합니다.

결국 이 두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는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소비는 여전히 나를 표현하는 행위이며, 동시에 생존의 전략이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자신의 경제적 가치와 취향을 함께 설계하는 ‘생활 전략가’가 되었습니다.
고물가의 시대일수록, 똑똑한 소비자의 움직임은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